현대자동차를 해부한다
현대차  현장신문 <노동자함성 21호> 2022. 7.5
등록일 : 2023.01.19

현대차는 지난해 6조6,78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여 전년대비 2.8배 증가를 보였다. 5월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했을 땐 105억 달러의 과감한 투자를 약속하는 등 겉으로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미래차시대를 준비하는 현대차 글로벌 경영전략에는 정말 별 이상이 없는 것일까? 


1. ‘정치논리’ 앞선 미국 투자

 

정의선 회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기간인 5월 21~22일 미국 조지아주에 7조원을 들여 전기차 전용 공장을 신설하고, 로보틱스·UAM·인공지능 등 첨단 자동차기술에 6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액수로 치면 무려 13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런 투자가 과연 미국 시장에 대한 냉철한 분석에 기초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왜냐하면 미국은 전기차부문에선 결코 선진 시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의 전기차 시장 규모는 아래 <표1> 에서 보듯 현대차가 운명을 걸 만큼 크지 않다. 바이든이 40만대 정부구매를 약속한 2025년에도 중국의 1/3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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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미국은 전기차 배터리 같은 핵심 기술과 공급망이 결여된 결정적 결함을 갖고 있다. 특히 전기차 산업은 핵심 부품인 배터리 원료를 어떻게 조달할 지가 관건인데, 중국 내에서 생산기지를 구축하지 못할 경우 앞으로 전기차 생산의 관건인 부품•소재 공급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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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기 시설 등 사회 인프라 측면에서 볼 때도 미국은 이상적인 투자처가 아니다. 미국 에너지부(U.S. Department of Energy)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2021년11월18일 기준 미국 내에는 4만9천여 전기차 충전소와 12만여 개의 충전기가 설치되어 있다. 이는 비슷한 시기 중국 내 충전시설 311만 대와 비교할 때 큰 차이가 난다. 중국은 올 1~3월에만 49만 대의 충전시설을 새로 설치했다.
이상을 종합해 볼 때, 현대차의 미국에 대한 최근의 대규모 투자는 경제논리가 아닌 정치논리에 경도되었음을 알 수 있다. 

 

2. 세계 최대 중국시장에서 끝 모를 추락

 

중국의 자동차시장 규모는 현재 2,500만대~2,700만대로 단연 세계1위이다. 2030년이 되면 5,000만대로 2배 가까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현 미국시장이 1500만대~1700만대 수준에서 정체되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몇 배 큰 규모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자동차업계의 향방은 누가 중국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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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전략적으로 중요한 중국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점유율은 끝없이 추락하는 중이다. 2016년 179만대에 달했던 현대차·기아 판매량은 지난해 47만7천대로 뚝 떨어졌다. 이에 따라 점유율도 2012년 10.5%(3위)에서 지난해 2.7%(12위)로 밀려났다. 그 사이 일본 도요타는 폴크스바겐·GM 다음인 3위에 올랐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사드 보복 때문만은 아니다. 결국 제품 경쟁력과 전략에서 밀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은 지금 과도한 확장에 따른 설비 과잉으로 비용이 증가하고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는 악순환에 빠져있다. 현대차는 2002년 베이징 1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2008년 2공장, 2012년 3공장까지 연 30만~45만대 규모의 공장을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늘렸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현대차는 창저우 4공장, 중칭 5공장, 쓰촨 상용차 공장을 지었으며, 기아도 옌칭에 1,2,3공장을 짓는 등 2016년까지 생산 능력을 270만대로 확대했다. 최근 일부 공장 매각과 가동 잠정중단으로 생산능력을 220만대로 줄였지만, 설비 과잉문제는 해소되지 않은 채이다. 지난해에만 현대차그룹은 중국시장에서 2조원 가까운 적자를 봤다. 다른 곳에서 애써 번 돈을 중국에서 상당히 까먹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손실이 커지자 기아와 20년 간 합작관계를 맺어온 중국측 동펑그룹은 지난해 11월 자신의 지분 25%를 처분하고 기아차와 결별했다.

 

3. 애써 가꾼 러시아시장 이대로 포기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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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미동맹에 종속되어 ‘대러 제재조치’에 참여한 결과가 엄중하게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가 그동안 애써 공들여 키어온 ‘40만대’ 러시아시장 몫이 고스란히 날아갈 판인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러시아를 체코와 함께 동유럽 공략의 교두보로 설정하고 2011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연간 20만대 생산공장을 지으면서 고속성장을 해 왔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와 현 윤석열 정부의 무모한 우크라이나 편들기로 인해 지금 현대차그룹의 러시아 공장 생산은 전면 중단 상태다. 러시아 정부는 또한 러시아를 떠난 외국기업 자산을 국유화하기 위한 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현대차그룹의 러시아시장 23% 몫(연간 약 38만대)은 고스란히 중국과 같은 후발주자에게 넘겨 줄 공산이 크다. 현대차는 올해 러시아 판매 목표를 45만 5천대로 상향 조정한 상태였다. 

 

소결:

 

지금까지 살펴 본 것처럼, 현대차그룹의 글로벌경영은 현재 낙관할 상황이 아니다. 오히려  ‘빨간불’이 켜졌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미래차시대를 준비해야 할 소중한 거액의 투자가 정치논리와 오너 취향에 따라 부적합한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그 대신 세계 최대 중국시장에서는 끝 모를 추락을 멈추지 않고, 애써 일궈 논 러시아시장도 이대로 가면 고스란히 후발주자에게 내줄 판이다. 이 같은 사측의 경영상의 오류는 고스란히 조합원의 피해로 다가오게 된다. 사측의 화려한 언론플레이에 눈이 멀 때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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