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를 해부한다
  • 미래차 준비 아직 늦지 않았다, 기본에 충실해야 !
현대차  현장신문 <노동자함성 24호> 2022. 10.25
등록일 : 2023.01.19

(편집자 주 ㅡ 지금 자동차업계 최대 과제는 무엇보다도 친환경차와 지능형차시대에서 어떻게 살아남느냐이다. 현대차도 ‘2025전략’을 발표하면서 나름대로 그룹차원에서 생존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그런데 실제 현대차의 미래차(HEV·전기차·수소차)시대에 대한 준비 정도는 어떠한가? <노동자함성>은 3회에 걸쳐 이와 관련한 기획기사를 준비했다. )

 

1. 사상 최대 영업이익, 하지만 일시적 실적에 현혹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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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요 증권사의 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컨센서스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36조552억원과 3조3천72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24.9%와 105.8% 급증한 수준이다. 이대로 가면 현대차 혼자만으로도 금년 중 10조원의 영업이익(충당금 반영분 포함)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도 비슷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얼핏 보면 현대차그룹은 요즘 매우 잘나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 내용을 뜯어보면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환율 효과와 반도체 공급난 등 일시적 요인이 컸기 때문이다.
우선, 고환율이 현대차·기아의 매출 규모를 키웠다. 3분기 평균 환율이 179원 상승하면서 5천억원 이상의 증익 효과가 나타났다. 현재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이 넘는데 지난 1월 기준 환율과 비교할 경우 약 17~19%가량 상승하였다.
다음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여전히 반도체 부족 문제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생산을 빠르게 정상화시킨 현대차그룹이 좋은 마진과 판매 물량을 차지할 수 있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이어지면서 신차 대기 기간이 기존보다 더 늘었다. 이는 신차 구매고객에게 제공되던 인센티브를 낮춰 이익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모두 일시적 요인에 속하며 현대차그룹의 진정한 경쟁력 강화와는 거리가 있다.

 

2. 전기차 선도하는 중국시장에선 명함도 못 내밀었다!

 

특히 언론의 선전과는 달리, 전기차 분야에서 현대차그룹이 별로 내세울 것이 없는 점이 우리의 우려를 키운다. 현대차는 2022년 1월-9월 누적 전기차 174,753대(EV+PHEV, 해외생산포함, 상용차제외)를 판매했다. 기아의 생산을 합치면 30만대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아래 표1을 한 번 보자. 중국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한 BYD의 9월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20만1,084대였다. 현대차가 9월까지 전 세계에 판매한 전기차 수량은 BYD의 9월 한 달치 판매량에도 못 미친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시대를 이끌고 있는 중국시장에선 이처럼 10위 밖에 밀려나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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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현대차그룹의 미래차 준비, 무엇이 문제인가?

 

지난 22호와 23호에서 언급했듯이, 현대차그룹의 미래차 전략은 현재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째, 본업을 경시하고 핵심 기술 확보를 너무 일찍 포기하고 있다.
미래차 경쟁에 있어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는 배터리와 자율주행 관련 원천기술의 내재화는 ‘지상명령’과 같다. 배터리 가격이 전기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인 점을 고려하면, 그것의 내재화 포기는 내연기관차에서 엔진 개발을 포기하는 것보다도 더욱 치명적이다(엔진은 20%대 비중).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아이오닉5, EV6 등 전기차를 필두로 현대차·기아의 이미지가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며 "이로 인해 전기차뿐만 아니라 고급차, SUV 등의 판매도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하였다(머니투데이, 10월7일). 이는 전기차 분야에서 경쟁력을 상실할 경우, 앞으로 내연기관차조차 제대로 판매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둘째, 실력에 걸맞지 않는 방만한 진출과 총수 개인의 야심이 문제다.
현대차는 정의선 회장의 ‘미래경영’ 이라는 미명 하에 그나마 부족한 미래차 개발역량을 분산시키고 있다.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만 하더라도 기존 전문업체인 LG 솔루션 등의 연구투자 규모가 수십조 원대에 달한다. 폭스바겐도 향후 몇 년간 26조원의 재원을 집중하여 배터리 내재화와 생산시설 확충에 전용할 계획이다.
이러한 시기에 현대차그룹은 ‘전문성’과 ‘자금력 부족’을 이유로 배터리 같은 핵심 경쟁력을 조기에 포기하면서, 오히려 본업과는 직접 상관없는 영역(로봇, UAM)으로 자신의 역량을 분산시키고 있다. 

 

셋째, 외부시장과 기술에 너무 의존하는 전략은 변동성에 매우 취약하다.
설령 미래경영을 꿈꾼다 하더라도, 해외기술과 해외 인재에 의존하는 지금의 방식은 위험성을 내포한다. 현대차그룹이 기대고자 하는 미국은 핵심 기술에 대한 자국 ‘보호장벽’을 날이 갈수록 높이 쌓아가고 있는 형편이다. 현재는 그것이 최대 경쟁국인 중국을 겨냥하고 있지만 언제 한국으로 불똥이 튈지 모른다.

 

<결론> 돈벌어 주는 사람 따로 있고, 쓰는 사람 따로 있어선 안 된다. 미래차시대에도 현대차그룹은 국민기업으로서 한국시장에 굳건히 뿌리 내리고, 세계로 확장할 수 있어야 한다. 더 많은 돈을 국내시장에 투자하고, 정년연장을 통해서 전문기술 인력을 보존하며 소중히 할 때라야 현대차그룹은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높여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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