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를 해부한다
  • 정의선 회장의 ㈜현대차 ‘미래경영전략’은?
현대차  현장신문 <노동자함성 23호> 2022. 9.27
등록일 : 2023.01.19

(편집자 주 ㅡ 지금 자동차업계 최대 과제는 무엇보다도 친환경차와 지능형차시대에  어떻게 살아남느냐이다. 현대차 역시 ‘2025전략’을 발표하면서 그룹차원에서 나름대로 생존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그런데 실제 현대차의 미래차(HEV·전기차·수소차)시대에 대한 준비 정도는 어떠한가? 노동자함성은 3회에 걸쳐 이와 관련한 기획기사를 준비했다. )

 

정의선 회장이 평소 즐겨 쓰는 말 중에 ‘미래경영전략’이 있다. 그것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미래차 전략’과 비슷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정 회장은 2019년 10월 현대차그룹 회장 취임식에서 "미래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20%는 로보틱스가 맡게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여기서도 알 수 있듯이 미래차 전략은 정 회장의 ㈜현대차의 미래경영전략의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정 회장의 원대한 구상은 얼마나 실현되고 있을까? 

 

1. 정의선회장의 꿈과 현실

 

 아래 표는 현대차가 투자한 미래산업 분야 해외 기업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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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위의 표를 보면 정의선 회장이 미래경영을 강조하며 많은 투자를 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최근 모셔널(2020년)과 보스톤 다이나믹스(2021년)에 투자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투자규모가 수십억 내지 수백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심지어는 도심 자율비행(UAM)을 크게 홍보하면서도, 정작 그와 관련한 ‘퍼셉토’에 대한 투자는 11억원 정도에 그친다. 상징성이 매우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하나 같이 투자기업들의 경영실적이 좋지 않다. 모두 이윤이 마이너스로 원금을 까먹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이는 미래산업을 준비하는 벤쳐기업들에게 있어서는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다행히 이들 기업에 대한 현대차 전체 투자액수가 적어서 당장 현대차 경영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2. 자율주행 기술 획득과는 거리 먼 앱티브와의 합작

 1조 원이 넘는 본격적 투자는 미국 자율주행기업 앱티브와의 합작으로 2020년에 ‘모셔널(Motional)’을 설립한 것이 처음이다. 이 때 현대차그룹은 모두 20억 달러(약 2조4천억원)를 투자했다고 발표했다. 위 표에는 그중 현대차 투자분(26%)만이 나와 있는데, 참고로 나머지는 기아차(14%), 현대모비스(10%)이다.
엄밀히 말해 모셔널에 대한 투자는 미래차 기술의 핵심인 자율주행 개발을 위한 것이 아님에 우리가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합작조건에 앱티브는 자신들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책임지는 대신, 현대차는 설계와 제작을 담당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50대 50의 지분’ 구성은 현대차가 현금 20억 달러를 투자한 반면, 앱티브는 자신이 보유한 기술을 동일 가치의 투자분으로 계산한 것이다. 
 만약 나중에 모셔널이 이윤을 내게 되면 그 절반은 물론 현대차의 몫이 된다. 그렇다고 해서 앱티브가 개발한 기술을 현대차가 자연적으로 함께 공유하지는 못한다. 자신의 핵심 기술을 앱티브가 절대 현대차에게 순순히 노출할리 없다. 아마 이 점이 지난 호에 소개한 대로 현대차가 실제 자율주행 기술을 ‘엔비디어’에 의존하게 된 이유일 것이다. 
물론 이러한 이윤에 대한 기대도 지금으로서는 요원하다. 위 표가 보여주듯 지난해 모셔널은 5천여 억원의 적자를 보았다. 이미 현대차그룹이 투자한 금액의 1/5 정도가 사라졌는데, 이 정도 속도면 자본잠식을 당하는 것도 시간문제다. 

 

3. 정의선의 자랑거리 로봇기업 ‘보스턴 다이나믹스’, 그 실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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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볼 때 지금으로선 정회장의 ‘미래경영전략’에 어울릴만한 투자는 ‘보스턴 다이나믹스(BD)’에 국한된다. 그렇다면 BD는 도대체 어떤 회사일까?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원래 주인은 구글이었다. 2018년 일본의 소프트뱅크 손정의가 이를 인수한 것을, 현대차그룹이 다시 2020년 12월 인수한 것이다. 현재 지분구조를 보면 현대자동차그룹이 80%, 소프트뱅크가 20%를 갖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총 1조 57억 원을 투자했는데, 현대자동차 30%, 현대모비스 20%, 현대글로비스 10%, 정의선 회장 20%를 각각 부담했다. 
BD가 이렇듯 여러 차례 주인을 바꾼 데는 이유가 있다. BD의 대표작 ‘빅독’(4족보행 로봇)은 소름끼칠 듯한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처음 미군이 군사용으로 상당한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모터소리가 너무 크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았다. 다른 로봇들도 자율행동이 아닌 원격으로 조종되는 데다 배터리 기술 부족으로 작동 시간이 채 10분을 버티지 못했다. 이 때문에 원래 주인 구글은 BD의 로봇들로는 몇 년 내에 상용화 하기가 힘들다고 판단해 팔아치워 버렸다. 
이제 현대차가 이 ‘돈 먹는 하마’를 어떻게 처리할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표에서 볼 수 있듯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지난해만도 2천억원 가까운 손실로 투자액의 1/5가량이 사라졌다. 


<소결> 최근 현대차그룹이 수십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은 미래산업에 대한 투자이기 보다는 단순한 ‘설비투자’에 속한다고 봐야한다. 즉 그 핵심인 배터리를 모두 외부에 의존하는 단순 조립생산 기지의 구축일 뿐이며, 자율주행 기술 확보와는 거리가 멀다. 이렇게 보면 정의선의 ‘미래경영전략’이란 소리만 요란했지 실제로 준비되거나 내세울 만한 것이 별로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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