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민(정치경제학연구소 프닉스)
등록일 : 2024.08.30

한일군수지원협정.jpg

 

ㅡ 김태효의 현실주의는 일본과 미국의 지배를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것

 

김태효는 국가안보실 실무를 총괄하며 외교안보, 경제를 담당했는데, 2024년부터는 경제분야는 신설된 제3차장이 맡고 있다. 김태효가 주력하고 있는 사안은 이명박 때 공론화하지 못한 한일상호군수지원협정 체결 문제이다. 

 

2024년 8월 27일 김선호 국방부 차관이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오전에 한일군수지원협정 체결을 주장하다 오후에는 정부 차원에서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을 바꿨다. 김 차관은 입장 번복에 김태효의 개입이 없다고 밝혔지만, 이명박 때 지소미아 추진에 대한 반발로 사임한 김태효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이른바 김태효식 속도조절론인 것이다. 

 

김태효의 아버지가 박정희 때부터 노태우 때까지 검사장을 지냈으며, 김태효의 부인은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막내딸이다. 김태효 부자는 소위 SKY 출신이 아니지만 현실에 적응하고 열심히 노력해서 상류층 계열에 올라섰다. 한마디로 미일의 지배를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미일의 지배에 협력하면서 부귀영화를 누려온 관료와 재벌가 출신이라는 것이다. 

 

김태효의 시카고 대학 박사 논문 지도교수는 국제관계에서 이념이나 가치보다는 국가들의 현실적인 조건과 이해관계를 중시하는 존 미어샤이머 교수이다. 김태효의 문제는 일본과 미국의 지배를 받는 한국의 현실을 현실주의라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를테면 미어샤이머 교수는 북핵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이라는 강자와 조선이라는 약자에 서기보다는 핵무기가 전쟁 억지와 체재유지수단이므로 조선이 핵무기를 폐기할 리가 없다고 보는 반면 김태효는 강자 지배의 현실주의 입장에서 한미일 동맹이 힘을 합하면 북의 핵무기도 폐기하고 체제도 바꿀 수 있다고 본다. 조선이 핵을 포기할 경우, 1인당 국민소득을 3,000달러로 높이는 경제지원을 한다는 이명박 정권의 '비핵-개방 3,000'도 그의 작품이다.


ㅡ 가치동맹은 미국이 중심 되는 반공동맹을 변태적으로 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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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7월 1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핵협의그룹(NCG) 출범 회의장을 방문해 양국 대표단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카라 아베크롬비 NSC 국방·군축조정관, 커트 캠벨 NSC 인태조정관, 윤 대통령,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김태효의 1993년 코넬대 석사 논문 주제는 일본 정책이었고(The politics of environmental policy in Japan : With a focus on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center and the locality). 1997년 박사 논문 역시 전후 일본의 안보정책이었다(The origins of Japan's minimalist security policy in postwar period : a designed strategy).

 

김태효가 2004년 미국의 보수적인 싱크탱크 전략국제연구센터(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CSIS)의 지원을 받아 제출한 논문이 한미일 동맹에 관한 김태효의 정리된 입장이라고 볼 수 있다(The Future of U.S.-Korea-Japan Relations: Balancing Values and Interests). 즉 한국에 대한 미일지배를 현실로 인정하고 한미일의 이해관계 공동체를 추진하며 그 가치는 과거 반공동맹이었다면 지금은 민주주의동맹이다. 

 

즉 미국이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확대하기 위해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한미일이 과거는 공산국가이자 현재는 독재국가인 북중러를 봉쇄하고 견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이한 2023년 4월 한미정상회담은 핵협의그룹 설립 등을 포함한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다. 윤석열을 수행한 김태효는 이를 두고 한미동맹이 가치동맹을 기반으로 하여 안보동맹, 산업동맹, 기술동맹, 문화동맹, 정보동맹 등 5개의 기둥을 세웠다고 자평했다. 

 

ㅡ 김태효는 친일파가 아니라 친미파로서 미국의 한일정책을 관철 중

 

김태효는 부친과 이명박의 인연 등으로 인해 2004년 이명박이 서울시장에 재직할 때부터 외교 분야 가정교사의 역할을 했으며, 인수위를 거쳐 청와대에서 대외전략기획관, 대외전략비서관을 역임하면서 이명박 정권의 외교실세로 군림했다. 김태효의 외교노선의 핵심은 미국 중심의 한미일동맹을 완성시키는 것이고, 그 핵심은 미국이 해방 이후 꿈꿔왔던 한일동맹을 성사키는 것이다.

 

김태효는 본질적으로 친미파이나 미국의 한일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친일파로 인식되고 있다. 이명박의 외교정책을 장악한 김태효의 역작은 일본과의 군사정보보호협정(통칭 지소미아(GSOMIA)) 및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추진이다. 이중 지소미아는 2012년 체결 직전까지 갔으나 김태효 주도의 졸속적인 밀실협정이라는 여론에 막혀 좌절됐다. 지소미아는 박근혜 때 미국의 압력에 밀려 일본군대 위안부 문제 합의와 함께 체결됐다.

 

김태효-1.jpg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ㅡ 윤석열과의 악연으로 이어지는 김태효의 한미일동맹 신념

 

친미파로서 한미동맹을 주로 다루던 김성한은 윤석열의 초등학교 동창이며, 외교안보연구원 시절에 김태효와 같이 재직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제2차관으로서 업무상 청와대 비서관인 김태효의 지시를 받는 입장이었다. 윤석열 정부의 국가안보실장을 맡은 김성한이 김태효를 인수위원으로 끌어들였고, 그 인연으로 김태효는 청와대에서 국가안보실 제1차장과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장을 맡고 있다. 

 

김성한 실장은 윤석열의 방미 당시 한국 걸그룹 블랙핑크와 미국 가수 레이디가가의 합동 공연이 무산되고, 김태효와의 갈등으로 한미정상회담을 한달 앞두고 2023년 3월 말 사임했다. 김성한 사임 후 윤석열의 김태효의 독주를 염려해 조태용 주미대사를 후임 국가안보실장으로 임명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하여 현재 청와대의 외교안보 라인의 고위급 상당수가 이명박 시절 김태효의 휘하에 있었다. 김태효가 이명박 시절 퇴임 후 국방자료를 사적으로 보관하다 받은 벌금형을 윤석열이 사면까지 해주면서 곁에 두면서 김태효가 외교안보 실세로 군림하는 것을 조태용 실장의 견제 아래 묵인하고 있다. 

 

김태효는 김성한 실장 사임 이후 2023년 4월 한미정상의 워싱턴 선언, 동년 8월 한미일정상의 캠프 데이비드 선언을 도출하면서 큰 그림인 한미일동맹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작은 그림인 한일동맹을 실질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미일동맹, 한일동맹 모두 민주주의동맹을 기반으로 중러를 제1의 적으로 조선을 제2의 적으로 상정하여 군사안보, 정치외교, 경제, 산업기술.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공동보조를 강화하는 것이다. 

 

김태효는 이명박 때와 마찬가지로 한일동맹 추진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국민여론상 한일동맹으로 직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수의 협정으로 동맹의 효과를 내는 다시 말해 한일간의 군사정보협력, 군수지원협력 등 잔가지로 기둥을 만드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김태효의 논리는 한일관계의 과거사 문제를 덮어두고 한일동맹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김태효는 2015년 8월 3일자 조선일보 칼럼 "사과 받는 나라와 사과하는 나라"에서 과거사에 대한 사과를 한일관계 개선의 전제로 삼는 국민여론을 비판했다. 2017년 9월 18일자 "한·미·일 안보 협력 말고 다른 길은 없다"라는 제목의 조선일보 칼럼에서는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체결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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