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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는 3월14일 학비노조 대회의실에서 급식종사자 폐암 검진결과에 대한 당사자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실질적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학교급식종사자를 대상으로 17개 시도교육청이 진행한 폐CT검진 최종결과(강득구 의원실 제공, 23년 3월 7일 기준) 전체대상자 45,472명 중 수검자 수(42,077명)의 32.4%에 달하는 13,653명의 폐에서 이상소견이 발견되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폐암 확진자를 포함한 폐암 의심 노동자 수도 전체 341명이나 되었다. 학교비정규직노조가 꾸준히 제기했던 우려가 결국 현실이 된 것이다.
학교급식이 시행된 지 12년이 되어 세계 최고수준의 학교급식을 자랑하지만, 그 급식을 만드는 노동자들은 폐암과 고강도 노동으로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죽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현장발언에 나선 서울지부의 한 조합원은 학교 아이들에게 음식을 해주는 것이 좋아서 일을 시작한 일이 10년이 다 되어 간다며 "제가 근무하는 급식실은 매일같이 700여 명의 음식을 튀기고 볶고 끓이면서 일을 한다"고 학교급식실 일을 소개했다. "조리 중에는 뿌연 수증기와 연기가 가득 찰 때가 많았고 답답했지만 아이들의 급식 시간을 맞추기 위해 일을 했다"며 "누가 안전하지 않은 학교급식에서 최저임금을 받으면서 버텨내겠냐"며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작년 8월에 폐암 판정을 받고 지금은 수술 후 회복 중이라고 밝힌 인천지부의 조합원은 "학교급식실에 일하는 분들 '못나서', '문제 있어서' 일하는 사람 없다"며 그렇게 "사탕 하나씩 던져주듯이 던져주며 조롱해도 되는 분들이 아니다"라며 교육부와 교육청 등 교육당국의 행태를 비판하며 "교육청 앞에서 국회에서 외치고 투쟁해도 임시 매뉴얼조차 준비하지 않고 있는 교육당국과 국회는 반성하라"고 했다.
학비노조, 3월 31일 신학기 총파업 단행
학비노조 박미향 위원장은 여는발언을 통해 3월 31일 신학기 총파업을 단행한다며 "교육부 그리고 17개 시도교육청과 정부는 학교 급식 노동자들의 안전한 일터를 위한 범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대책을 빠르게 내와야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이 문제는 단지 어느 한 개인의 문제가 절대 아니기 때문에 노동조합은 끝까지 학교 급식실 현장에 구조적인 문제와 급식 노동자들의 안전한 일터를 만들어내기 위해 그 책임과 역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학생들은 건강한 노동으로 채워진 건강한 식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
연대발언으로 자신을 초등학교 4학년과 2학년 두 아이의 엄마라고 소개한 ‘정치하는 엄마들’ 남궁수진 활동가는 아이들이 학교갔다가 집에 오면 제일먼저 하는 말이 학교급식 얘기라며 "학생들은 조리 선생님들이 아파야만 먹을 수 있는 식판을 받고 싶지 않다. "학생들은 건강한 노동으로 채워진 건강한 식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학비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학교급식실 적정인원 충원 없이는 학교급식노동자의 폐암 예방은 불가능"하다며 "무상급식의 안정적인 운영과 학교급식노동자의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위해 어떠한 투쟁도 각오할 것"이라며 3월 31일 신학기 총파업으로 우리 조합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킬것이라고 밝혔다.
학비노조는 ▲조리흄 다량 발생 메뉴 축소 ▲폐암 의심·확진자에 대한 사후관리와 지원대책 마련 ▲학교급식실 적정인력 충원 ▲환기시설 개선 ▲전체학교급식실 개선 공사 로드맵 마련 ▲학교급식법 개정으로 급식실 조리인력 법제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으로 급식노동자 폐암 건강검진 의무화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