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를 해부한다
  • 현대글로비스 – 정의선 회장의 종자돈 마련, 후계승계 핵심
현대차  현장신문 <노동자함성 8호> 2021. 2.23
등록일 : 2023.01.19

-동종 물류업체 2배 이상의 영업이익률

 

현대글로비스는 2001년 처음 한국로지텍 주식회사로 설립되어 2011년 현재의 상호로 바뀌었다. 정몽구 명예회장과 와 정의선 회장 부자가 각각 5억원(40%)과 7.5억원(60%)씩 출자해 설립한 현대글로비스는 15년도 채 못 되어 매출액 15조원 대의 글로벌기업으로 급성장하였다. 
중간에 정의선 회장은 2004년 노르웨이 해운회사인 빌헬름센사에 지분 25%를 매각하여 1059억원을 1차로 회수하였다. 2015년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내부거래 규제를 피할 목적으로 지분 8.59%를 매각하여 다시 7천억원을 챙겼다. 그는 최근 5년간 매년 300억원 안팎의 배당금을 현대글로비스로부터 또박또박 받아가고 있다.
현대글로비스가 이렇듯 급성장 할 수 있었던 것은 현대차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때문이다. 한때 내부거래 비중이 90%에 육박할 정도로 그것은 절대적이다. 아래 표1에서 볼 수 있듯, 현대글로비스의 매출액은 현재 16조원 정도인데, 영업이익률은 동종 물류업체 평균 1~2%에  비해 그 두 배 이상인 4%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영업이익률이 근래 들어 계속 추락하고 있는 추세와도 뚜렷한 비교가 된다. 이윤유출에 대한 노동조합의 더욱 철저한 경영 감시가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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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의 주 업무는 물류와 유통서비스이다. 그 중 물류업은 고객 화물에 대한 운송서비스를 제공하는 운송•보관•하역 등 종합 업무를 담당한다. 유통판매업은 크게 ‘CKD 사업’과 ‘중고차 경매 사업’으로 구분된다. CKD(Completely Knocked Down)사업은 현대글로비스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37%와 45%를 각각 차지할 정도로 가장 전망이 좋은 사업으로 평가 받는다. 여기서 CKD란 차량 등을 수입•수출할 때 전체 차량이 아니라 부품 단위로 수입•수출하여 현지 공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의 유통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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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는 국내에 부품통합물류센터 10개(울산, 전주, 화성 등), KD부품공급센터 4개(울산, 아산, 전주 등), 부품물류센터 5개(울산, 아산, 경주 등)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현대모비스 물류센터 5개가 통합·관리되며, 또한 중남미, 유럽, 중국, 아시아 등에 통합물류센터 70여 개(2019년 현재)를 설립해 국제 물류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아래 표3은 세계 각 지역의 사업 비중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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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불파투쟁’ 무력화 위해 진출한 ‘부품서열 사업’ 

현대글로비스에서의 비정규직문제는 현대글로비스가 나중에 부품서열 사업에 손을 댄 것과 관련이 있다. 2003년부터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투쟁을 시작하면서 현대차그룹은 부품보관, 분류, 서열, 관리 등의 일감을 현대글로비스에 몰아줬다. 이는 현대글로비스의 기업 덩치를 키워서 3세 승계를 위한 지렛대로 삼는 한편, 2003년 시작된 불법파견 정규직화 요구, 2010년 7월 대법원 판결과 파업, 2012년 개정파견법과 촉탁계약직 도입 등 일련의 사건을 겪은 후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투쟁을 무력화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이런 현대차재벌의 계획은 2008~2012년 기간 동안 일차 마무리되었다. 현대자동차에서 부품 보관, 분류, 서열을 담당했던 하청업체들은 대부분 밖으로 쫓겨났으며, 이 때문에 현대글로비스 부품서열업체들이 탄생하였다. 울산의 경우 이들은 현대자동차에서 8분 거리 내인 효문공단과 모듈화산업단지에 위치한다. 2020년 현재 울산 19개 하청서열업체에는 약 2,500~3000명 정도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아직까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내에 남아 있는 하청업체 인원들은 이들 업체로부터 파견된 사람들인 경우가 많다(아래 표4 참조). 이들은 대부분 물류파트에 배치되어 있으며, 부품 하차작업, 대형모듈부품의 조립라인 운반,  소형부품의 서열대차, 토우모터를 통한 소형부품의 조립라인 투입과 같은 업무를 맡고 있다. 

 

표4  현대자동차 사내 2, 3차 하청업체 노동자 현황 (단위:명)  (2021년 1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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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는 이런 부품 서열사들을 총괄하는 대가로 15~25%의 중간마진을 챙긴다. 물론 이 분야 매출액이 전체 현대글로비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밖에 안 된다. 하지만 이 자체로 ‘고이윤 착취’라 할 수 있으며, 이 때문에 하청 마진이 줄어들어 부품서열업체로 하여금 노동자들을 가혹하게 착취할 수밖에 없게 하는 악순환의 원인이 된다. 

 

-5년 마다 ‘수습’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하청 노동자들  

 

현대글로비스 소속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열악한 상태를 잘 드러내 주는 사례로 ‘근속년수’를 들 수 있다. 아이템이 고가에서 저가로 떨어지는 주기가 대략 5년 정도인데, 현대글로비스는 하청업체 관리 차원에서 아이템을 한 업체에 맡기지 않고 여러 업체에 돌아가며 맡긴다. 이 과정에서 하청업체 노동자들도 아이템을 따라 이동한다. 그런데 이렇게 업체를 옮기다보면 이전 업체에서 일한 근속년수는 전혀 인정받지 못하게 된다.
“근속이 10년이면 두 세 번은 다른 업체에 가야 해요. 팔려가는 거죠. 다른 업체에서 다시 수습부터 시작해서 6개월 수습을 마친 뒤에야 상여금을 받을 수 있어요. 근속년수나 연차도 물론 처음부터 시작하는 거죠.”(현대글로비스지회 조합원)
그 결과 현대글로비스 소속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십년 전보다 ‘절대임금’이 하락했다. 10년 전 ‘10+10’(10시간 2교대)이었을 때 현대차 안에서 하청 노동자는 기본급이 월 240만원, 연봉은 3,800만원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받아야 3,500만원 정도이다. 계약직 등 비정규직은 뜯기는 것이 많아서 실제 손에 쥐는 것은 이보다 더 적다. 예컨대 계약직은 계약을 몇 개월 단위로 쪼개서 하는데, ‘수습기간’ 같은 명목으로 적게 주고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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