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를 해부한다
현대차  현장신문 <노동자함성 8호> 2021. 2.23
등록일 : 2023.01.19

철벽같은 현대글로비스의 하청 노무관리에도 구멍이 뚫리기 시작했다. 첫 투쟁의 횃불을 올린 노동자들은 동진(現 ‘현대인’) 소속이었다. 현대글로비스 부품서열사의 노조 건설 주역인 임송라 지회장의 경험담을 들어보자. 그는 2011년 말에 동진에 첫 입사했다.
“처음 1년간은 딱 두 명만 있는데서 일했어요. 동진은 꽤 큰 회사여서 당시 전체적으로 450명 정도 되었는데, 어떤 곳은 작업장이 외따로 떨어져 있어요. 커피랑 많이 사서 비치해 놓았더니 사람들이 쉬는 시간에 차 마시러 놀러 왔어요. 그렇게 해도 내가 접촉할 수 있는 인원은 기껏해야 하루 4~5명 정도에 불과했어요. 그래서 노조결성에 시간이 많이 걸렸죠. 본격적으로 노조결성 작업에 착수하기 까지 대략 4년이 걸렸어요.”  
마침내 2016년 10월 3일 동진 지회가 결성되었다. 노조설립 추진 시기를 박근혜 정부가 ‘탄핵정국’으로 위기에 몰린 시점에 맞추었던 것이 주효했다. 노조가 결성되자 사측은 곧 바로 회사를 분사시키는 등 노조파괴 공작에 들어갔다. 그에 맞선 노조사수 투쟁과정에서 임송라 동지는 구속되어 1년2개월을 복역한 뒤 2018년 복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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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진이 첫 돌파구를 열자 그 다음으로 영실과 삼정이 2020년 2월 23일 노조를 결성하였다. 이후 그들은 임·단협 투쟁을 거쳐 협정을 체결하였는데 사측의 정규직 채용을 약속받았지만, 사측은 원청인 현대글로비스 지시 하에 물량 빼돌리기를 시도함으로써 신생노조를 와해시키려는 공작을 자행했다. 이 때문에 지난 해 7월 21일 동진•영실•삼정 3사는 공동 파업을 벌여 ‘물량 빼돌리기’를 저지하기도 했다.
현대글로비스 하청 노동자들의 조직화 사업은 계속해서 진척 중에 있다. 기존 동진, 영실, 삼정 3개 지회가 합쳐서 지난해 11월 ‘현대글로비스 지회’를 결성한 후 각사는 분회로 전환하였다. 그 후 베스틱, 진흥, 진흥JIS 3사에 노조가 생겨 현재는 6개 분회를 두고 있으며, 전체 조합원은 496명이다. 이밖에 현대글로비스 서열사들은 전국적으로 아산, 전주, 화성 등에도 분포되어 있는데, 이들을 모두 조직하는 것이 목표이다. 
현대글로비스의 조직화 사례가 주는 교훈은 비정규직, 하청 노조를 만들 때 핵심 사업장을 잘 선정하는 일의 중요성이다. 현대글로비스의 부품서열업체는 현대자동차 생산체계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전략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일단 ‘거점’이 확보되면 사측이 함부로 침탈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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