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를 해부한다
  •  노동자계급 연대를 외면하는 노조 관료들
등록일 : 2023.06.21

편집자 주 : 지난 2022년6월17일 현대차 현장신문 <노동자함성> 주최로 “자동차산업 원•하청 계급적연대 어떻게 가능한가?”를 주제로 현장 활동가 토론회가 열렸다. 발제 내용을 <울산함성>에 몇차례 연재한다.

 

3. 무엇이 문제인가? 계급적 연대의 진정성이 부족하다.  


1) 사내하청 비정규직과 연대를 외면하는 노조 관료들

 

금속노조 조합원 현황.jpg


노동자계급의 연대는 당연한 듯이 보이지만 결코 저절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또한 자본과 정권의 탄압에 맞서야 하는 투쟁전선에서의 연대는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현재 벌어지고 있는 금속노조 실천에서 금속노조 중앙과 현대차지부, 기아차지부 등 대공장노조 지도부들의 행태는 심각하다.  
  
2021년 말 금속노조 12기 윤장혁 집행부는 2007년 대통합 노조가 성립된 5기 이후 처음으로 대공장노조 출신이 아닌 지역지부 출신으로 당선되었다. 그런 만큼 대공장노조에 대한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지난 10여년 간 위원장을 독점하면서도 제대로 된 산별노조 실천을 하지 못했던 대공장노조 출신이 아니라 지역지부 출신이라는 면에서 기대도 있었다. 그 시험대 중의 하나가 현대차그룹사노조연대회의에 정규직노조들만이 아니라 비정규직노조가 참가 하도록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금속노조의 주력부대인 현대차그룹노조(조합원 106,481명)에는 현대차지부, 기아차지부 등 정규직 조합원들이 숫적으로 압도적이지만(88,821명) 비정규직노조 조합원들 역시 17,660명으로 탄탄하게 조직되어 한 축을 이루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노조연대회의가 회사측 조직도 아니고 심지어는 금속노조에서 인정하는 공식 회의인데 어떻게 비정규직노조 단위를 배제한 채 십수 년째 그들만의 모임을 계속하고 있는 것인가?        

 

대표자회의 소집.jpg

2022년 1월25일 1차 비정규직대표자회의와 윤장혁 위원장 간의 간담회 자리에서 “금속노조 안에 현대기아차 그룹사 정규직들만 회의 체계가 있는데, 그룹사 회의할 때 비정규직 내용을 빼고 하는가”라며 <현대차그룹노조연대회의> 참가 단위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그 후 2022.2.15 22-1차 현대기아그룹사 지부·지회 대표자회의 논의 결과 “현대금융 3사 노조, 현대차지부의 연구소 등 지역 및 부문위원회, 사업장별 비정규지회, 신규 자회사 등 그룹사노조 회의 참여 단위 추가에 대하여 차기 기획단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이어 2022.2.24 12-1차 간접고용비정규사업위원회에서 “현대그룹사대표자회의에 비정규직단위를 포함하도록 요청”했고, 2022.3.3 현대기아그룹사 기획단회의 수련회에서도 조합 중앙에서 해당 단위들의 의견을 모아서 차기에 논의하기로 했다. 

 

IMG_20220422_184353_693.jpg

2022.4.8∼9 울산에서 열린 현대차그룹노조 대표자 수련회. 

 

하지만 2022년 4월 8∼9일 이틀에 걸쳐 열린 수련회는 평소 현대차그룹노조대표자회의가 20∼30명 정도가 참석하는 것에 비해 두 배가 넘는 63명이 참석했다. 특히 금속노조에서 윤장혁 위원장외 8명, 현대차지부에서 안현호지부장외 24명 등 참가 대상 18개 지부·지회 중 현대제철지회 두 곳만 코로나도 참여 못하고 모두 참석했다. 그만큼 2022년 투쟁을 앞두고 기대가 많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논의된 “안건 : 현대기아차그룹사 지부·지회 대표자회의 참여 단위 논의 건”에서 결정사항으로 “▶회의에 참여하고자 하는 단위가 있을 때 안건으로 논의 한다. ① 타 연맹과 비그룹사의 경우 참관 허용 ② 그룹사 지부 산하 위원회 및 지회는 해당 지부가, 자회사는 모회사의 지부나 지회에서 참여를 제안. ③ 지역을 달리하는 지회 및 단위의 경우 지역지부의 추천을 받아 금속에서 참여를 제안”하기로 하므로써 비정규직지회 단위의 참가를 원천적으로 봉쇄했다.  (12-3차 현대기아그룹사 지부·지회 대표자회의 및 수련회 결과)

 

또한 “현재 규모에서의 내실화 중요”라는 핑계도 덧붙였으며, 그룹사 지부 산하 위원회(현대차지부 해당)나 지회(기아차지부 해당)의 참가를 제안하기로 해 회의를 때에 따라서 현대차·기아차지부 중심으로 끌고가고자 하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회의 결과 그나마 자회사의 참여를 제안할 수 있는 길을 열어뒀으나 올 2023년 5월까지 20여 개가 넘는 자회사 소속 금속노조 지회가 생겨났지만 단 한 곳에도 참여를 제안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 2023년5월17일 회의에는 현대케피탈지부 지부장이 참관했다. 이러한 사실은 현대차그룹사노조연대회의가 비정규직 단위를 고의적으로 회피한다고 밖에 볼 수 없다.  현대차그룹사노조연대회의가 현대차그룹 사측이 허락하는 단위만 참여가 가능한 조직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모비스 자회사 현황.jpg

* 현대트랜시스는 현대차 41.13%, 기아 40.43%, 현대모비스 15.74%, 현대위아 1.88% 등 현대차그룹이 99.18%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이고, 현대엠시트 지분 99.81%를 갖고 있다. 현대엠시트는 현대차그룹의 손자회사이다. 2022년 연결기준 매출 10.3조원 

* 동원로엑스  : 현대모비스 물류 회사.

*넥스트로  :  대표이사로는 동원로엑스 PL(Parts Logistics)지사장인 이동호 상무 선임

* 현대모비스 물류 9개 지회 중 7개지회(동원로엑스분회,  현대모비스경주물류지회, 현대모비스충청부품지회, 현대모비스부산경남제주물류지회, 현대모비스울산물류지회, 현대모비스 호남물류지회,대경부품지회)는  자회사 전환에 동의해  '넥스트로'로 전환했지만  현대모비스 인천부품사업소지회·아산물류지회    227명 은  자회사를  거부하고  근로자지위확인소송 제기(2023.3.30.).

* 자회사 전환을 거부한  현대제철 비정규직(당진, 전남, 순천 단조), 현대모비스 물류(인천, 아산)  조합원들은   근로자지위확인(불법파견) 소송 중 

 

현대차그룹노조회의.jpg

 

차별철폐를 주장하는 현대차그룹사 지부·지회 요구안 어디에도

사내하청 차별철폐,  불법파견 철폐 요구가 없다.     

 

<현대기아차그룹사 지부·지회 2023년 공동요구안>
① 산업전환기 고용안정 요구
- 전동화, 자동화에 따른 노동자 일자리 감소에 대한 고용안정 요구
- 미래차 생태계 변화에 따른 산업재편 대응 고용안정 요구
② 성과주의 임금정책 중단! 차별철폐! 공정분배 실현!
- 노동조합을 배제하는 일방적 성과주의 임금정책 중단!
  ▷ 노동조합과 합의없는 성과급 책정과 지급중단 
  ▷ 완성차 이익 편중에 근거한 계열사 성과급 지급 기준 폐기
  ▷ 노동자 갈라치기 성과주의 노무정책 중단
  ▷ 연원차, 각종 수당 등 사업장 이중 임금제 폐지   
- 계열사, 자회사, 부품사에 대한 적정이윤보장을 통한 공정분배 실현!
③ 신규채용 확대, 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 폐지
- 퇴직 일자리 외주화를 중단하고 신규채용 확대
- 국민연금 수급과 연동한 정년퇴직 요구
- 임금피크제 폐지로 임금 삭감 없는 정년 연장

12-10차 현대기아차그룹사 지부·지회 대표자 회의 결과 (2023.5.17.)  중에서

 

“이미 현대차그룹에서 비정규직 단위는 정규직 단위에 혜택을 입고자 하는 것을 훨씬 뛰어넘어 금속노조 운동의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내고 있다. 현실적으로 투쟁의 핵심 동력으로 성장한 비정규직 단위를 적극 받아들여 현대차·기아차지부의 연대세력으로서 실질적 지배주체인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과 직접 담판하는 금속노조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금속노조 진단과 자동차산업 활동가의 과제. 2022.4.3. 김준래> 

 

현대차그룹사노조회의,
현대차·기아차지부를 중심으로 계열사, 원·하청지회가 함께하는 단일대오로 묶자.  

 

현대차그룹노조회의에 강력한 투쟁력을 담보하는 비정규직 단위가 결합한다면 불법파견 문제, 사내하청 차별문제, 노조활동 탄압 문제 등 현안 문제들에서 그야말로 태풍의 눈이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차그룹에서 철저히 막고 있다.
17,660명의 조합원이 소속되어 있는 현대차그룹 내 비정규직지회가 현대차그룹노조 연대회의에 들어가지 못할 이유는 단 하나도 없다. 정규직이냐 아니냐가 참가 단위를 가를 수 없다.  
가장 치열하게 투쟁하고 있고, 가장 절박한 현안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 비정규직 단위를 적극 참여시켜 현대기아차그룹사 연대회의가 진짜로  자동차산업 노동자 ,  나아가 노동자계급의 최선봉에서  현대차그룹과  진짜 투쟁하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  

 

현대차그룹 비정규직 노조.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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