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 ‘4.3 제주 항쟁’ (1)
등록일 : 2023.01.19

“아! 반역의 세월이여, 아! 통곡의 세월이여, 아! 잠들지 않는 남도 한라산이여”
이 노래는 1988년 노동자노래단의 앨범 '총파업가'에 처음 수록된 후 이미 우리 귀에  익숙해졌다. ‘4.3 항쟁’은 어떤 원통한 사연이 있기에 이토록 70여년의 세월이 흐르도록 제주를 잠들 수 없게 하는 것일까?

 

■ 미군정의 실정이 도민들의 불만 일으켜

 

 우선 이 사건의 배경부터 살펴보자. 제주도의 인구는 해방 전해인 1944년 21만9천여 명이었다. 하지만 징병‧ 징용 갔던 사람들의 귀국으로 1946년에는 27만6천여 명으로 2년 새 5만6천 명 이상 급격히 늘어났다. 이 같은 인구의 급증은 전국적인 대흉년과 맞물려 사회경제적으로 제주 사회를 압박하였다. 이와 함께 일제 때 관리들이 그대로 관직에 앉아 부정부패를 일삼는 등 당시 38도선 이남을 통치한 미군정의 실정이 도민들의 큰 불만을 일으켰다.
“4·3을 두고 남로당 어쩌구 하는데 그건 지엽적인 문제야. 문제는 해방되었지만 친일파들은 그대로 있고, 대학을 다녔어도 취직도 안 되고, 경찰들이 모리배 노릇을 하고 탄압하니까 거기에 반발한 거야.” (강순현, 당시 27세, 오현중교사) 

1947년 3월 10일부터 제주도청을 시작으로 민‧관 총파업이 시작되었다. 제주도의 경찰 및 사법기관을 제외한 행정기관 대부분인 23개 기관, 105개의 학교, 우체국, 전기회사 등 제주 직장인 95%에 달하는 4만여 명이 참여하였다. 심지어는 제주 경찰의 20%도 파업에 참여하였다. 

 

■ 4.3의 도화선― ‘3.1절 발포사건’ 

 

1947년 3월 1일, 28주년 3·1절 기념 제주도대회가 열렸다. 제주읍에서는 북국민학교의 3·1절 행사가 오후 2시에 끝나자 군중들이 가두시위에 나섰다. 이때 기마경찰이 말발굽에 다친 아이를 그대로 두고 지나가자 흥분한 군중들이 돌을 던지며 항의했다. 그러자 부근에 포진하고 있던 무장경찰이 군중을 향해 총을 쏘아 주민 6명이 희생되었다. 이 사건이 기폭제가 되어 제주사회가 들끓기 시작했으며, 제주4·3의 도화선이라 불리는 ‘3·1사건’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1947년 3월 10일부터 제주도청을 시작으로 민‧관 총파업이 시작되었다. 제주도의 경찰 및 사법기관을 제외한 행정기관 대부분인 23개 기관, 105개의 학교, 우체국, 전기회사 등 제주 직장인 95%에 달하는 4만여 명이 참여하였다. 심지어는 제주 경찰의 20%도 파업에 참여하였다. 

 

■ ‘기름’ 끼얹은 서북청년단의 만행

 

제주도민의 민·관 총파업에 미군정은 제주도를 ‘붉은 섬’으로 지목했다. 극우청년단체인 서북청년회(서청) 단원들을 속속 제주에 파견하였으며, 그들은 제주에 들어와 경찰, 행정기관, 교육기관 등을 장악했다. ‘제주는 빨갱이 섬’이라고 교육받아 제주도민을 죽이는 것은 죄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으며, ‘빨갱이 사냥’을 한다는 구실로 테러를 일삼아 민심을 극도로 자극했다. 
당시 미군정은 서북청년회에 ‘경찰직함’ 만을 주었지 아무런 급료도 없이 제주도로 보냈다. 이 때문에 그들은 생존을 위해서도 제주도민을 약탈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그들은 북한에서 토지개혁과 친일청산 등으로 남한으로 내려온 사람들이라 좌익에 대한 적개심이 클 수밖에 없었다. 
이렇듯 4·3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게 아니다. 3·1사건 이후로 형성된 제주 공동체의 정서적 반감이 저변에 형성되었기 때문에 이런 억압이 쌓여가는 상황에서 비극적 사건은 잉태되고 있었던 것이다. (계속)

 

8면 상 사진.jpg
▲1948. 5. 5. 대책회의를 위해 제주비행장에 도착한 미 군정 수뇌부. 이들이 강경진압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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